
폭발적인 입소문 열풍 속 장기 흥행에 돌입한 영화 ‘1917’ 속 실관람객의 반응이 화제다. 영화 ‘1917’는 독일군의 함정에 빠진 아군을 구하기 위해 적진을 뚫고 전쟁터 한복판을 달려가는 두 영국 병사가 하루 동안 겪는 사투를 그린다.
이 작품을 직접 관람한 관객들이 뽑은 첫 번째 명장면은 영화의 엔딩 부분에서 1600명의 아군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스코필드(조지 맥케이)가 포탄이 터지는 전쟁터를 가로지르며 달리는 장면이다.
적군을 향해 공격을 개시한 다른 병사들이 앞으로 돌진하는 데 반해, 생명을 살리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스코필드는 그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달린다. 이동진 평론가는 “이 질주하는 장면은 앞으로 전쟁 영화가 나올 때 계속 오마주 될 것이다. 단순히 잘 찍은 것을 넘어 영화의 모든 것이 담긴 장면”라며 극찬을 남겼다.

두 번째 명장면은 어둠이 내린 마을에 조명탄이 터지는 장면이다. 밤이 된 후, 조심스레 폐허가 된 마을을 걷는 그에게 머리 위로 독일군이 쏜 조명탄이 터진다. 실제 촬영 장면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혔지만 올해 아카데미상에서 촬영상을 거머쥔 로저 디킨스 촬영 감독이 빚어낸 강한 콘트라스트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장면을 명장면으로 뽑은 관객들은 “전장에서 이런 미장센을 구현해도 되는 건가. 새벽이 오기 전 그림자가 가득한 공간은 흡사 연극무대 같았으며, 상실과 절망을 동기로 일어선 스코필드의 눈에서는 쏟아지는 화염보다 더 뜨거운 불꽃이 보였다”(왓챠_film fant****),“영상뿐만 아니라 음악을 위해 음향 좋은 극장에서 보세요”(CGV_ js**won)등의 후기가 눈길을 끈다.

세 번째 명장면은 끊이지 않는 총성과 위협적인 폭발음으로 뒤덮인 전쟁터에서 노래 ‘방황하는 나그네’(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가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장면이다. 생사를 오가는 여정 중 멀지 않은 숲 속에서 들리는 이 노래는 19세기 미국의 민요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군인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넋이 나간 채 노래를 듣고 있는 스코필드의 모습은 그의 고단함과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도 뜨거운 감동과 여운을 주었다. ‘1917’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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