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센스 신청 <​..네이버소유권확>​ ​ <구글서치소유권> 에코라이프 ‘줍깅’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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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에코라이프 ‘줍깅’의 매력

즐거운 불편을 부르는 에고에고, 에코라이프, 해보면 안다 줍깅의 매력, 경제정보센터  고금숙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 활동가 칼럼입니다.

 

봄의 초입마다 곱씹는 말이 있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움트는 생명들을 무심코 짓밟지 않도록 봄에는 발걸음을 조심한단다. 그런데 이번 원고는 봄을 맞이해 조깅을 하라고 선동한다.
스웨덴에서 시작한 ‘플로깅(plogging)’은 줍는다는 스웨덴어(plocka upp)와 조깅(jogging)을 합한 말로,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다. 플라스틱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이자 효과적인 ‘운동’이기도 하다. 30분 동안 조깅을 하는 사람은 평균 235kcal를 태우지만 같은 시간 플로깅을 하는 사람은 288kcal를 태운다.

 

국내에서는 ‘줍다’와 ‘조깅’을 합해 ‘줍깅’이나 ‘줍줍’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렇게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거나, 더 많이 주운 사람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쓰레기 올림픽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사실 좀 심드렁했는데, 버린 사람과 줍는 사람이 따로 있고 아무리 주운들 이렇게 버려서는 별 소용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쓰레기를 줍고 나서 변했다. 이거 매력 있어. 이 복잡한 세상에는 단순한 몸의 움직임에 온 마음을 집중하는 바느질 명상, 목공 명상, 마라톤의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등이 있다. 나도 홍대 길거리 한복판에서 쓰레기를 주우면서 명상의 경지에 도달했달까. 함께 모여 ‘줍깅’을 해본 결과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휴대폰의 존재를 잊고 더럽다는 거부감도 버리고 오로지 줍기에 집중하는 현상을 목도했다. 이 단순한 몸놀림의 매력이라니, 해보면 안다. 게다가 내가 치운만큼 깨끗해지고 미화원의 노동이 줄어들고 쓰레기는 재활용으로 구원받을지니.

 

쓰레기를 주우면 가슴에 활화산처럼 분노와 의문과 제안이 솟구친다. 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걸까. 이 쓰레기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갈까. 이 많은 물건들이 애초에 필요했을까. 바로 ‘쓰레기 감사’가 등장하는 시점이다. 쓰레기 감사는 이 쓰레기는 누구 거고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따져 묻는다.

방법은 간단하다. 쓰레기에 선명히 박힌 브랜드를 기록해 수집된 데이터에 따라 행동한다. 그야말로 시민참여와 빅데이터 운동의 결합이다.


• ‘줍깅’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쓰고 버린 비닐봉투와 면장갑과 집게가 있다면 준비 끝!
• 주운 쓰레기 중 플라스틱을 분리한다.
• 플라스틱에 찍힌 브랜드와 제조사, 플라스틱 양을 기록한다.
• 가장 많이 버려진 브랜드를 태그해 소셜미디어에 올리거나 해당 제조사에 편지를 쓴다(이 방법이 부담스럽고 번거롭다면 재활용품을 분류해 제대로 분리 배출한다).
• 데이터가 모이도록 내용을 업로드한다. 해외의 경우 ‘브레이크 프리 프롬 플라스틱(breakfreefromplastic.org)’ 사이트 또는 ‘리터라티(Litterati)’ 앱에 데이터가 모인다.

매년 100여 개 국가에서 약 50만 명이 쓰레기 줍기에 참여하는 해양보전센터(Ocean Conservancy)에 따르면 바닷가에서 가장 많이 버려진 쓰레기는 바로 담배꽁초. 그 뒤를 코카콜라, 펩시, 유니레버의 플라스틱 통이 쫓는다. 또한 리터라티에 따르면 가장 많은 빨대와 스틱을 배출한 기업은 맥도널드와 스타벅스다. 유럽연합은 담배 속 플라스틱 필터를 80%까지 줄이고 담배에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꾸고 있다. 이 봄 ‘줍깅’을 통해 뭐라도 작은 변화를 일군다면 발걸음이 좀 늘어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