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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英 해리 왕자 ‘디즈니 알바’ 청탁?…‘메그시트’ 후폭풍

2020년 1월 15일 KBS 특파원 리포트^^

 

새해부터 영국 왕실을 발칵 뒤집었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의 왕실 독립은 이제 공식화됐습니다. 영국 여왕이자 해리 왕자의 할머니 엘리자베스 2세가 예상 밖의 지지를 보내면서 왕위 계승 서열 6위 '서식스 공작' 부부의 왕실 탈출 작전은 닻을 올렸는데요. 브렉시트에 메건 왕자비의 이름을 합성해 '메그 시트'라 불리는 이들의 독립은 과연 순조롭게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일단 영국 여론은 그다지 우호적이진 않은 듯 보입니다. 언론들은 해리 왕자 부부의 급작스런 독립 선언을 '폭탄'(Bombshell)이라 불렀는데요, 이 폭탄이 터지는 걸 막기 위해 여왕이 "지지한다" 면서 급 수습에 나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이틀 전 (현지시각 13일) 영지인 샌드링엄 별장에서 여왕과 왕실 가족들이 가진 90분간의 대화, 일명 '샌드링엄 정상회의'를 전후해 영국 신문들의 헤드라인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13일: 영국 왕실 긴급회의 전〉

'영국 왕실과 연줄을 끊으려는 해리의 소란'(더 타임스)
'계획이 좌절되면 해리가 모든 것을 털어놓을까 봐 걱정하는 왕실'(데일리 텔레그래프)
'왕실 드라마: 메건과 해리가 미국 티브이와 가격 협상 중' '모두 말하겠단 인터뷰 협박' (더 선)

미혼 시절 '악동'으로 불렸던 해리 왕자, 이 부부의 도발(?)을 타블로이드 매체들은 더욱 자극적인 제목으로 전했습니다. '더 선'은 해리 왕자 부부가 뜻을 이루지 못할 경우 그동안의 왕실 생활 불만을 폭로하는 인터뷰를 하기 위해 오프라 윈프리 등 미국의 복수 방송 토크쇼 관계자들과 이미 접촉했다는 주장을 싣기도 했습니다.

 

 

〈14일 : 영국 왕실 긴급회의 후〉

'해리와 메건에게 전환기를 허락한 여왕'(더 타임스)
'여왕의 마지못해 하는 이별'(데일리 텔레그래프)
'자애로운 여왕이 해리의 소원을 들어줬다'(데일리 익스프레스)

긴급회의를 연 여왕이 이들의 독립을 수용하겠다는 짧은 성명을 낸 뒤,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한 공세적 어조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우호적이진 않아 보입니다. 여왕이 성명에서도 언급했듯, '복잡한 문제'가 아직 남아있는데 이들 부부가 재정적 독립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또 왕실의 공무에서 벗어나겠다는 이들에게 기존의 직함을 유지하도록 할 것인지가 주요 이슈입니다. 여왕도 성명에서 '서식스 공작과 공작부인'이라는 해리 왕자 부부의 공식 직함 대신 '해리와 메건'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와 더불어 BBC와 스카이 뉴스 등 영국 방송들은 해리 왕자가 부인인 메건 마클의 디즈니 '더빙 알바'를 청탁하는 장면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습니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해 런던에서 디즈니 영화 '라이언킹' 개봉 당시 프리미어 시사회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메건이 미국 팝스타 비욘세, 제이지와 얘기하는 동안 해리 왕자는 디즈니 CEO인 밥 아이거에게 "메건이 더빙도 하는 것 아세요? 정말이지 관심이 많답니다"라며 '부인 세일즈'에 여념이 없는 모습입니다. 선데이타임스 등에 따르면 실제로 메건 마클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디즈니 차기 프로젝트에 더빙을 하기로 이미 계약했고, 계약은 이들 부부의 '폭탄선언' 전에 체결됐다고 합니다.

데일리 메일은 또 다른 의혹까지 제기했습니다. '부인 더빙 청탁'을 한 프리미어 시사회에 가기 위해 왕실 해병대 장인 해리 왕자가 1989년 IRA 폭탄 테러로 숨졌던 희생자 추모식에 불참했다는 겁니다. 해리 왕자 부부 측은 "추모식에 초대받지 않았다"며 이를 즉각 부인했지만 이미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보이면서 왕족의 체면을 구긴 모습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논란이 뜨겁습니다. 현재 해리 왕자 부부는 생활비의 95%를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로부터 받고 있고, 5%는 영국 정부의 왕실 교부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찰스 왕세자는 콘월 공작의 이름으로 부동산 투자와 사업체 운영을 통해 지난해만 2천만 파운드 이상, 약 327억 원을 벌어들였는데 여기서 해리 왕자 부부에게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백만 파운드, 약 75억 원을 줬다고 BBC는 보도했습니다.

 

 

절대적으로 '아버지의 용돈'에 의존해온 해리 왕자 부부, 특히 이 돈 역시 이미 왕실 자산을 물려받은 아버지 찰스로부터 나오는 것인 만큼 이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재정적 독립'이라 부를 수 없단 비판도 나옵니다. 찰스 왕세자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직함과 재정뿐 아니라 경호, 자문, 미디어 대책과 부부의 거처 문제 역시 '메그 시트'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3년 넘게 혼란과 갈등을 야기했던 브렉시트처럼 '메그시트'도 지난한 과정을 거치게 될까요? 여왕이 '빠른 시일 내 결론'을 당부했던 것과는 달리 이미 메그시트 교통정리에만 몇 년이 걸릴 거란 전망도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