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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대륙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을 여행하는 것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버켓리스트 중의 하나가 유라시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을 여행하는 것이다.

마침 KDI 경제정보센터에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길이라는 주 벨기에 유럽연합대사관의 글에 희망을 담아 소개합니다^^

 

아시아와 유럽은 사실상 인류 문명을 탄생·발전시키고 막대한 경제적 부를 창출해온 역사적인 두 대륙이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이 두 대륙을 연결하는 길을 찾고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초원의 길로부터 시작해 비단길, 바닷길, 그리고 철의 실크로드와 현대의 하늘길 및 북극 항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길이 나타났다. 이러한 길들은 불행히도 침략의 통로로 이용되기도 했지만, 재화를 교역하고 문화를 전파하는 등 전 인류의 경제와 문명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더해주는 긍정적인 기능으로 더 많이 작용해왔다.

 

지난 4월 4일 룩셈부르크 뒤들랑주에서 중국과 룩셈부르크를 잇는 첫 화물열차가 출발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이며 규범에 기반한 연계

더욱이 오늘날의 길은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기술로 인해 사람과 재화의 실질적 이동을 가능케 해주는 물리적인 개념을 넘어 디지털 정보망 연결 등 상호 간의 포괄적 연계(connectivity)를 뜻하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 경제적 부를 창출하고 국제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길, 특히 대륙 간 연계성 강화를 선점하기 위한 주요 경제대국들 간의 경쟁은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를 국가적 정책과제로 내세우며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각국의 사회기반시설 구축사업에도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Free and Open Indo-Pacific Strategy)’을 통해 아태지역 연계성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미국·중국과 함께 세계 3대 경제권역을 이루는 EU도 지난해 9월 제12ASEM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아시아 연계정책(Policy on Connecting Europe and Asia)’을 발표했다. EU가 이러한 정책을 발표한 배경에는 전 세계 인구의 60%, EU 수출의 35% 및 수입의 45%를 차지하는 아시아는 유럽에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지역이며, 이러한 아시아와의 연계성 강화는 국제 정치·안보 및 공동번영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양측 간 협력을 한층 더 증진시켜 나가기 위한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특히 유럽-아시아 연계성 강화는 대륙 간 인적·물적·서비스 교류를 활성화해 전 세계적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EU는 수십 년간 단일시장을 창출하며 경제, 환경, 개발, 인권, 안보 등 많은 분야에서 규범에 기반을 둔 역내 연계성을 강화해온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EU가 추진하는 유럽아시아 연계정책의 특징은 지속가능성·포괄성·규범 기반이라는 연계성 추진 3대 원칙에 잘 나타난다. 먼저 EU는 연계성 강화를 위한 각종 인프라 구축은 경제·재정·환경·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해야 함을 강조한다. 아울러 EU는 연계성이 곧 네트워크를 의미한다는 점을 감안해 교통(··), 디지털(모든 형태의 통신수단), 에너지(가스, 전력 등), 인적교류라는 4대 분야에서 포괄적인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네트워크 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보다 혁신적이며 새로운 형태의 연계성을 창출해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연계성은 사람을 중시해야 하므로 이러한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해나가는 데 있어 사람들의 이해와 권리가 정책의 핵심이 돼야 함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EU는 국가 및 지역 간에 효율적이고 공정한 네트워크 구축과 교역을 가능케 하는 합의된 국제 관행과 규범 정립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EU가 제시한 연계성 3대 원칙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개발도상국을 과도한 부채 함정에 빠트리고 환경파괴를 야기했다는 일부 국제적 비판을 의식해 지난 4월 개최된 제2차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통해 개방·녹색·청렴이라는 새로운 3대 원칙과 높은 기준, 민생 증진, 지속가능성이라는 신발전방향을 제시했다.

 

 

 

2021~2027년 지출계획에 약 600,600억 유로 예산 반영 노력

앞서 언급한 연계성 3대 원칙을 기반으로 EU가 추진하려는 네트워크 구축 관련 구체 협력사업 방향은 다음과 같다. 우선 교통 분야에서는 EU범유럽 교통망(TEN-T; Trans-European Transport Networks)’ 운영 경험 및 관련 초국가적 기술 기준 등을 활용해 아세안 연계성 2025(ASEAN Connectivity 2025)’를 비롯한 유럽아시아 내 국제 교통 인프라·시스템 구축사업에 기술적 도움과 재원조달 방안 마련 등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EU는 환경보호를 위한 탈탄소 항공 교통 및 대체연료 사용 증진을 통해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해운 실현을 적극 추진하며, 유럽중국 간 철도 연결의 경제적 타당성 문제 해결, UN에서 추진하는 단일화된 국제 철도법 마련, 그리고 도로안전 증진을 위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시켜 나간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아시아 국가들과 개방된 ICT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개인정보보호를 포함한 온라인상 인권, 자유 보호, 사이버안보 위협 문제도 적극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의 윤리적 사용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분야에서 EU는 에너지시스템 현대화, 청정 에너지수단 도입, 에너지 효율화 및 에너지 연계성 등에 초점을 맞춘 지역 간 에너지 연계성 플랫폼을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증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적극 표명하고 있다.

 

EU는 이러한 구체 사업들을 추진해나가기 위해 각국과의 협력 아래 관련 규범 및 새롭고 혁신적인 재원조달 방안의 마련이 긴요하다고 보고 있다. 우선 EU는 아시아 각국과의 항공협정 체결 확대, 로테르담 규칙(해운 관련 통관문서 전자화) 적용 확대, 항공 및 해운 교통의 탈탄소화 관련 국제협정 촉진, 산업계가 주도하는 컨센서스에 기반한 연계성 관련 표준 제정 타당성 검토 등을 적극 이행해 나가겠다고 공표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접근 및 외국인 직접투자 등에 있어 공평한 경쟁의 장이 마련돼야 함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정부조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 지원과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이라는(AIIB) 국제개발은행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음을 잘 아는 EU는 유럽아시아 연계정책 추진을 위해 EU 집행위원회의 2021~2027년 지출계획에 약 600600억 유로 규모의 예산을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마중물로 EU 회원국들의 국부펀드를 포함한 공공·민간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 및 유럽 부흥 개발은행(EBR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와 다자 개발은행들과의 협력 아래 장기적으로 최대 11조 유로에 달하는 투자 재원을 조성해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EUEU가 가지고 있는 높은 환경·사회·재정·투명성 기준과 뛰어난 비용편익분석 능력이 민간 투자기관과 다자 개발은행으로부터 인프라 건설 자금을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아시아 연계성 강화, 우리 정부·기업에 도약의 기회 될 것

지난해 9월 19일 페데리카 모레리니(왼쪽)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과 비올레타 벌크 EU 교통담당 집행위원이 '유럽-아시아 연계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출처 : EU홈페이지)

EU의 유럽아시아 연계정책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환경, 안전 등의 분야에서 EU가 내세우는 높은 기준과 국제규범 등은 새로운 비관세 장벽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며, 아시아 인프라 개발 시장에서 EU 기업들이 경쟁자로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이를 도전이 아닌 우리 경제를 양적·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낼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국제규범 제정의 선도자인 EU와의 협력을 통해 여타 경쟁국들과의 차별화를 도모하는 한편 새로운 국제규범 제·개정 논의에 우리의 이해관계를 적극 반영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EU가 구상 중인 새롭고 혁신적인 재원조달 방안의 수혜를 받는 사업들에 EU 기업들과 함께 참여하는 기회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 후반 북방정책을 처음 추진한 이후 지난 40년간 유라시아 대륙과의 연계성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으며, 현 정부 또한 신남방·북방 정책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의 다양한 국가들과 새롭고 보다 구체적인 연계성 강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EU와는 유럽아시아 연계성 강화 협력 증진을 위해 우리 외교부와 EU 대외관계청(EEAS; European External Action Service) 간 다양한 수준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의 개인정보보호 체계에 대한 EU 개인정보보호법(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적정성 인정을 추진해 우리 기업들의 행정비용 절감 및 여타국 기업들에 대한 사업 환경 우위 확보가 가능하도록 적극 노력 중이다. 아울러 한EU 간 수평적 항공협정 체결이 마무리되면 하늘길에서의 연계도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복잡한 국제정세가 향후 안정된다면 EU와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러시아와 중국 주도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국이기도 한 우리나라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대륙철도 연결의 기술·안전 기준 및 운영시스템 개발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 함께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길에 나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고 우리 기업과 국가경제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켜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 KDI 경제정보센터